백영옥 작가의 "힘과 쉼"은 말, 감정, 자기 돌봄, 관계를 통해 삶을 다시 바라보는 성찰의 에세이입니다.
현대인의 지친 일상 속에서 쉼은 사치가 아닌 생존의 조건이며, 힘은 내면의 균형에서 비롯됩니다.
작가는 작은 실천과 진정한 공감이 삶을 회복시키는 열쇠라고 말합니다.
이 책은 멈추고 스스로를 돌보는 법을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길잡이가 되어줍니다.
1. 삶을 지탱하는 말의 힘
힘과 쉼에서 백영옥 작가는 말을 통해 어떻게 우리가 삶을 다시 바라보고 지탱해 나갈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녀는 일상 속에서 쉽게 흘려보낼 수 있는 단어들 괜찮아, 사랑해, 고마워 같은 말들이 때론 인생을 구하는 구조선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우리는 누군가에게 건네는 말보다 스스로에게 건네는 말에 무관심하다고 지적한다. 자신에게 보내는 긍정적인 언어가 자존감의 뿌리가 된다는 점에서, 말은 단순한 소통 도구를 넘어서 삶을 견디게 하는 심리적 기반이 된다. 또한 작가는 말을 고르고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이 곧 타인을 배려하고, 더 나아가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말의 무게를 안다는 것은 그만큼 삶의 깊이를 이해하는 일이다. 이처럼 힘과 쉼은 말의 쓰임과 의미를 돌아보게 하며, 우리가 놓치고 있던 언어의 위로와 회복력을 되짚는다.
느림과 쉼의 미학에서 현대인은 늘 바쁘고, 빠르게 살아야만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백영옥 작가는 이런 흐름 속에서 ‘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성찰하며, 단순히 멈추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느림과 관조의 시간을 강조한다. 그녀는 특히 스마트폰, SNS, 실시간 뉴스 등 디지털 매체가 우리의 뇌를 쉴 새 없이 자극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러한 피로 속에서 쉼은 단지 사치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요조건이 된다. 그녀는 예술작품을 감상하거나 책을 천천히 읽는 행위, 일상 속 산책이나 사색을 통해 진정한 휴식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쉼은 생산성과 연결된 개념이 아니라 인간다움을 회복하는 방법이며, 삶의 속도를 조절하는 지혜이기도 하다. 힘과 쉼은 독자에게 멈춰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삶을 더욱 깊고 넓게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선물한다.
2. 자기 돌봄의 정석
백영옥 작가는 힘과 쉼에서 자기 돌봄을 단순한 휴식이나 보상 차원의 개념이 아닌 일상의 필수 루틴으로 제시한다. 그녀는 무너지는 자신을 스스로 다독이고 회복하는 방법으로 소소한 자기 관리 습관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일, 혹은 하루 중 10분 정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것 등이 있다. 이처럼 자기 돌봄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아주 작고 사소한 실천 속에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작가는 감정 일기 쓰기, 나만의 루틴 만들기 등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도구들을 소개하며, 정서적 안정과 자존감을 기르는 법을 안내한다. 결국 진정한 자기 돌봄은 자기 자신을 내 편으로 두는 일이며, 이로 인해 외부의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관계 속에서 찾는 진짜 힘은 마지막 장에서는 사람 사이의 관계가 우리에게 주는 영향과 회복력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룬다. 백영옥 작가는 인간관계가 때론 가장 큰 상처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장 강력한 힘이 되는 자원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건강한 관계의 핵심은 경계를 세우는 용기라고 강조한다. 무조건적인 희생이나 수용이 아닌, 나를 지키며 타인과 함께 가는 방식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관계의 본질이다. 또한 작가는 진정한 공감은 말보다 존재로 표현된다고 주장한다. 곁에 있어 주는 것, 눈빛을 마주하는 것, 그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우리는 인간됨의 본질을 회복하고, 삶의 고단함을 덜어내는 법을 배운다. 힘과 쉼은 인간관계를 다시 돌아보게 하며, 타인과의 연결이야말로 진짜 힘의 근원이 될 수 있음을 일깨운다.
3. 힘과 쉼의 재정의
이 책이 단순한 에세이나 위로의 문장이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삶을 바라보는 태도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백영옥 작가가 책 전반에 걸쳐 강조하는 핵심은 바로 "자기 자신을 다시 만나는 과정"이다. 지금 이 시대는 모두가 ‘힘’을 내야 하고, 동시에 ‘쉼’을 가져야 하는 이중적 요구 속에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어느 한쪽에 치우쳐 있다. 쉼 없이 무기력하게 달리거나, 혹은 아무 힘도 없는 채 멈춰있기만 하거나. 그렇기에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양 극단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데 있다. ‘힘’은 외부 성취나 물리적 에너지뿐 아니라, 말과 감정, 자기 돌봄과 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힘의 정의를 재구성한다. ‘쉼’ 역시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재정비하는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행위로 소개된다. 이 지점에서 독자는 삶의 속도를 조절하는 능력을 스스로에게 허용하고 있는지, 감정을 정직하게 마주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묻게 된다.
이 책이 말하는 ‘자기 돌봄’의 개념을 깊이 있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자기 돌봄은 마치 특별한 날에만 허락되는 보상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루틴 속에서 스며들어야 할 기본적인 삶의 태도이다. 커피 한 잔, 감정 일기, 걷기, 조용한 침묵의 시간 등이 그 예다. 작가는 이를 통해 독자에게 "당신은 매일 돌봄 받아야 할 존재이며, 스스로 그 주체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건넨다. 이는 결국 자존감의 회복, 감정의 안정, 타인과의 건강한 관계 맺기로 이어지는 일상의 작은 기적이 된다. 여기에 더해 백영옥 작가는 ‘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을 함께 제시한다. 모든 관계는 상처와 회복의 반복 속에 존재하며, 우리가 진짜 관계를 맺고 싶다면 반드시 경계를 설정하고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특히 현대 사회의 피로한 인간관계 속에서 큰 울림을 준다. 진정한 공감은 말이 아니라 곁에 머무는 존재에서 온다는 통찰은, 우리가 어떻게 타인과 연결될 것인지를 근본적으로 다시 묻게 만든다.
결국 힘과 쉼은 단순한 힐링 서적을 넘어, '나답게 사는 법'을 고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하는 책이다. ‘힘’이라는 것은 거대한 성취나 굳센 의지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한마디 말에서, 하루의 여백에서, 작은 배려와 이해에서 나올 수 있다. ‘쉼’ 또한 무력함의 표현이 아니라 삶을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한 적극적인 선택이라는 점을 이 책은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이처럼 이 책은 오늘도 어딘가에서 지치고 흔들리고 있을 독자에게 너 자신을 놓치지 말라라고 말한다. 그래서 힘과 쉼을 읽을 때 독자가 가장 집중해야 할 지점은 외부가 아닌 내부다. 지금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무엇에 지쳐 있는지, 스스로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묻는 것, 그리고 타인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성찰하는 것이다. 백영옥 작가는 모든 고통은 나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한 삶의 리듬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리듬은 쉼과 힘 사이에서 만들어진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우리는 아마도 삶을 다르게 걸어가게 될 것이다. 예전처럼 쉴 새 없이 달리기보다, 중간중간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말을 건네고, 가만히 자신을 어루만지며 다시 나아가게 될 것이다. 힘과 쉼은 독자에게 방법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당신은 이미 알고 있다. 다만 너무 바빠서, 너무 아파서 잊고 있었을 뿐이라고 속삭인다. 그러므로 독자가 이 책에서 가장 집중해야 할 부분은 정답을 찾으려 하기보다, 자신만의 질문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 질문은 때로는 나는 지금 괜찮은가일 수도 있고, 이 관계는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 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이제 그 질문에 귀 기울일 시간이라는 것이다. 힘과 쉼은 그런 면에서 우리가 지나쳐온 감정, 말, 관계, 일상 속 쉼표들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따뜻하고 강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