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의 열두 발자국은 뇌과학자 정재승 교수가 대중을 위해 쓴 과학 인문 교양서로, 과학과 철학, 사회현상을 연결해 인간과 세상을 깊이 있게 조명합니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는 질문들에 대해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안내하며, 열두 개의 주제를 통해 인간의 행동, 감정, 선택, 사회 구조까지 다양한 영역을 아우릅니다. 과학을 어렵게 느끼는 이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흥미로운 사례와 질문으로 풀어낸 이 책은, 사고의 폭을 넓히고 더 나은 판단을 돕는 데 유용한 지침서가 됩니다.
1. 열두 발자국:비합리적인 뇌
불완전한 인간, 새로운 선택을 시작하다:더 나은 삶이란 무엇일까? 이 질문은 철학자의 것이기도 하지만, 현대 과학자들 역시 마주하고 있는 근본적 질문이다. 특히 뇌과학자 정재승은 열두 발자국 1부에서 삶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과학적 사고’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그는 인간이 얼마나 불완전한 존재인지 인정하면서도, 그 불완전함 속에서 의미 있는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실마리는 뇌과학, 행동경제학, 복잡계 이론 등 우리가 “비이성적인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근거들을 인식하면서 시작된다.
인간은 정말로 이성적인 존재일까? 우리는 보통 스스로를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존재라고 여긴다. 하지만 뇌과학은 그런 믿음이 얼마나 큰 착각인지 폭로한다.
인간의 뇌는 매 순간 엄청난 양의 정보를 처리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무수한 생략과 왜곡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사람은 모든 선택을 철저한 분석을 통해 내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경험, 감정, 사회적 분위기, 편향된 정보에 기반해 빠르고 대충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진화적 관점에서 매우 효율적이다. 사바나에서 포식자를 만났을 때, 분석보다는 본능적으로 도망가는 쪽이 생존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경향이 오늘날의 복잡한 사회에서는 부작용을 낳는다. 우리는 흔히 확증 편향에 빠진다. 자신이 믿고 싶은 정보만 골라보고, 반대되는 의견은 무시하거나 공격한다. 또한 대표성 오류, 손실 회피 경향, 현재 편향등 다양한 비이성적 선택 방식이 우리의 삶을 지배한다.
정재승은 이처럼 인간이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비합리적이라는 사실에 주목한다. 즉, 완전히 무작위로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패턴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곧 삶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된다. 자신의 오류 패턴을 알게 되면, 그에 맞는 대처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넛지와 선택 설계: 강요하지 않고 행동을 바꾸는 법
넛지는 행동경제학에서 유래된 개념으로,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더 나은 선택을 유도하는 환경적 개입을 말한다. 예컨대 건강한 식사를 유도하고 싶다면, 식당에서 건강식을 눈에 띄는 위치에 배치하거나, 자동으로 채식 옵션이 선택되도록 하면 된다. 사람들은 사소한 배치나 순서에도 영향을 받아 결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정재승은 이 개념을 통해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인간은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일관된 행동을 유지하기 어렵다. 작심삼일, 다이어트 실패, 불필요한 소비 등은 그 증거다. 하지만 환경을 약간만 바꿔도 결과는 달라진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건강을 챙기기 위해 간식을 없애는 대신, 책상 옆에 물병을 두는 것만으로도 음료 소비 습관이 바뀔 수 있다. 더 나은 삶이란 더 열심히 더 의지를 발휘하라는 식의 자기 계발이 아니다. 오히려 개인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 한계에 맞는 구조적 설루션을 찾는 방식이다. 넛지는 바로 그런 방식 중 하나다. 강요가 아닌 제안, 통제가 아닌 유도, 이게 바로 현대적 설계의 본질이다.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정재승은 인간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도 예측 불가능하게 복잡하다는 점을 짚는다.
이는 단순히 구성원 수가 많기 때문이 아니라, 개개인의 상호작용이 중첩되며 비선형적 결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특정 상품을 구매한다고 해서, B, C, D도 당연히 구매할 것이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논리다.
왜냐하면 그 사이의 관계, 맥락, 시간, 정보의 흐름, 집단 내 역학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는 복잡계 이론과 네트워크 과학을 통해 이를 설명한다. 복잡계는 단순한 인과관계가 아닌, 다중 피드백 루프와 자기 조직화현상을 통해 작동한다. 이는 마치 유튜브 알고리즘이 특정 영상을 폭발적으로 확산시키는 구조와 유사하다. 처음에는 소수의 사용자가 관심을 갖지만, 이들이 다시 새로운 사용자에게 전파하고, 어느 순간 알고리즘이 반응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도 마찬가지다. 어떤 행동이 나비효과처럼 전체 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작은 실천 하나가 전체 흐름을 바꿀 수 있다. 이는 곧 더 나은 삶이 단순히 ‘나 혼자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안에서 함께 변화의 가능성을 만드는 것임을 뜻한다.
2. 창의성과 공감
창의성과 변화는 작고 불완전한 시도에서 시작된다:더 나은 삶을 향한 여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창의성이다. 많은 사람들은 창의성이 천재의 전유물이라 여기지만, 정재승은 전혀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창의성은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새롭게 연결하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실패와 시행착오도 창의성의 필수요소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반복적인 실험을 감행할 수 있어야 비로소 창의적 사고가 가능해진다. 정답을 찾는 것보다, 더 나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정재승의 말은 바로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그리고 이것은 개인의 창의성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회 변화, 정책 설계, 기업 경영 등 모든 영역에서 유효하다. 거창한 변화는 현실에서 구현되기 어렵지만, 작은 행동과 연결을 통한 지속적 실험은 가능하다.
정재승은 이것이 바로 더 나은 삶으로 가는 가장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삶을 바꾸는 12가지 발자국의 시작점:우리가 무엇을 잘못 알고 있었는지를 하나하나 짚어주는 여정이다.
우리는 너무 자주 '자기 책임론'에 갇혀 스스로를 몰아붙인다. 의지가 부족해서, 열정이 없어서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재승은 말한다. 그게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 시스템과 뇌의 구조가 그렇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더 나은 삶은 자신을 꾸짖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기 한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에 맞는 환경을 설계하고, 더 나은 선택이 가능하도록 구조를 바꾸는 데서 시작된다.
이 책은 과학자가 전하는 자기 계발서이자, 복잡한 세상 속에서 어떻게 생각해야 하고, 어떻게 결정해야 하며, 무엇을 바꿔야 할지에 대한 과학적 안내서다.
더 나은 삶을 위한 탐험은 거대한 도전이 아니라, 인간의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서 출발한다.
우리는 때로 감정에 휘둘리고, 잘못된 판단을 내리며, 변화에 소극적이다. 하지만 그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의 본질이며,
과학은 그러한 인간을 비난하는 대신 그 현실을 인식하고 개선하는 실천적 방법을 제공해 준다.
열두 발자국은 자기 자신과 사회를 보다 정직하게 이해하고, 작지만 실제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사고의 틀을 제공하며, 진정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한 첫걸음을 안내한다.
인간은 결국 연결된 존재’이다 공감과 거울뉴런의 과학:우리는 자신이 독립적인 개체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뇌과학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타인과 연결된 존재이며, 그 연결의 핵심에는 공감이라는 뇌의 진화적 능력이 자리 잡고 있다. 정재승은 열두 발자국에서 인간의 마음과 뇌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면서 공감이란 감정적 사치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전략이며 뇌의 구조적 본능이라고 강조한다.
공감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거울뉴런의 발견:1990년대, 이탈리아의 뇌과학자 리촐라티 연구팀은 원숭이의 뇌 실험을 통해 거울뉴런이라는 신경세포를 발견한다. 놀랍게도 원숭이가 다른 원숭이가 행동하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마치 자신이 직접 그 행동을 하는 것처럼 뇌가 반응했던 것이다. 이는 단순히 시각 정보를 처리한 것이 아니라, 타인의 행동을 공감하고 모방하는 신경 회로가 존재함을 의미했다.
정재승은 이러한 뇌 메커니즘이 인간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본다. 우리가 누군가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찡그리거나 고통을 느끼는 것은 단순한 감정이입이 아니다. 실제로 뇌의 통증 관련 부위가 활성화되며, 타인의 감정을 자신의 일처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공감은 단지 도덕적 훈련이 아니라, 신경학적 본능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공감은 생존의 도구였다:인간이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육체적 강인함 때문이 아니라 협력하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 덕분이다. 수십 명의 집단으로 이뤄진 원시 인류는 서로를 이해하고 돕는 시스템이 없었다면 생존이 어려웠을 것이다. 이는 집단의 유대를 강화하고, 공동의 목표를 성취하게 했으며, 나아가 오늘날의 사회를 만드는 기초가 되었다.
특히 어린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엄마는 아이의 울음, 표정, 시선 변화에 극도로 민감해진다. 이는 호르몬의 영향뿐 아니라, 거울뉴런 시스템이 고도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정재승은 이런 생물학적 반응들이 인류 진화의 핵심 동력이었다고 설명한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도 공감 능력은 의사, 간호사, 교사, 상담가, 리더십 전문가, 심리치료사 등의 직업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감정적 이해가 없다면, 아무리 기술적으로 능숙하더라도 인간관계는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디지털 사회에서 공감 능력은 퇴화하고 있는가?:오늘날의 문제는 우리가 공감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된 환경이다. 익명성이 보장된 SNS, 비대면 커뮤니케이션, 채팅 기반의 대화, 정제된 이미지로 가득한 인스타그램 피드 등은 타인의 감정을 읽는 진짜 훈련기회를 줄이고 있다. 정재승은 이런 디지털 환경이 공감 능력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그로 인해 사회 전체의 정서적 회복탄력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예를 들어 뉴스 기사 댓글에서 보이는 악플, 혐오 표현, 집단 괴롭힘은 모두 공감 부재의 결과물이다. 타인의 고통을 느끼는 회로가 단절되었을 때, 인간은 극단적으로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이는 결국 공동체의 붕괴를 의미한다.
공감은 훈련 가능한가? 뇌의 가소성과 공감 교육:놀랍게도, 공감 능력은 선천적이지 않다. 일부는 타고나는 요소가 있겠지만, 대부분은 학습을 통해 키워질 수 있다.
정재승은 뇌의 신경가소성, 즉 경험과 훈련에 따라 뇌 회로가 재구성된다는 개념을 바탕으로 공감 또한 교육을 통해 향상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초등학교에서 감정 읽기 교육, 갈등 중재 훈련, 역할 바꾸기 게임 등을 시행한 결과 학생들의 공격성이 낮아지고 타인의 감정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는 연구가 있다. 의료계에서도 공감 기반 진료 커리큘럼을 도입한 이후 환자 만족도와 치료 순응률이 증가한 사례가 있다.
공감은 타고나는 재능이 아니라, 훈련 가능한 역량이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 훈련이 절실한 시대를 살고 있다.
공감은 더 나은 사회로 가는 길:정재승은 공감이 단지 착한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요인이라고 말한다. 인공지능, 자동화, 효율성 중심의 사회로 이동하면서 점점 더 기계적인 세계에 적응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건 오히려 비효율적인 감정이다.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며, 신뢰할 수 있는 사회는 단순한 생산성 지표로 측정되지 않는다.
공감 능력은 복잡한 갈등을 해소하고, 타인을 적이 아닌 협력자로 인식하게 하며, 궁극적으로 사회 전체의 정서적 면역 체계를 회복시킨다. 공감은 더 나은 삶의 조건이 아니라, 더 나은 사회로 가는 필수 시스템인 셈이다.
3. 자아 형성
자아는 정말 존재하는가? 나를 향한 뇌의 질문:나는 누구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은 수천 년 동안 인류가 품어온 의문이다. 그런데 정재승은 이 고전적인 질문에 뇌과학이라는 도구로 답하려 한다. 열두 발자국 후반부는 자아와 정체성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뇌의 구조와 활동, 그리고 심리학적 실험을 통해 풀어간다. 그리고 결론은 충격적이다: 자아란 단일하고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뇌가 만들어낸 가상의 이야기일 뿐이라는 것이다.
자아는 단일하지 않다 뇌는 분산 시스템이다:정재승은 인간의 뇌를 하나의 통합된 존재로 이해하는 것은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처럼 사고하는 오류라고 말한다. 실제로 뇌는 수많은 독립적인 영역들이 각각의 판단과 감정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들이 항상 일관된 결정을 내리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감정과 논리를 담당하는 뇌 부위는 전혀 다르며, 때로는 서로 충돌하기도 한다.
한쪽에서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그것을 거부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러한 뇌의 분산 구조는 우리 안에 다양한 미니 자아들이 공존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기억은 조작될 수 있다 자아의 기초는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자아를 구성하는 또 하나의 핵심은 기억이다. 우리는 과거의 기억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를 정의한다. 하지만 기억이 반드시 사실에 기초하는 것은 아니다. 뇌는 기억을 완벽하게 저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필요에 따라 재구성하거나, 새로운 정보와 뒤섞여 과거를 왜곡시키기도 한다. 정재승은 다양한 심리학 실험을 통해 기억이 얼마나 쉽게 변형되는지 설명한다. 예를 들어, 실험 참가자들에게 당신은 어린 시절에 놀이공원에서 길을 잃은 적이 있다는 거짓된 정보를 반복적으로 제공하자실제로 없던 기억을 갖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이는 자아라는 개념이 기억이라는 불완전한 데이터에 기반한 일종의 허상일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자아는 뇌의 생존 전략이다:자아는 왜 존재할까? 정재승은 자아란 뇌가 외부 세계와의 상호작용을 효율화하기 위해 발명한 일종의 내러티브 구조라고 말한다. 이 구조는 자신을 일관된 존재로 인식하게 해 주며, 삶의 의미와 방향성을 제공한다.
즉, 자아는 진짜가 아니라 필요한 허구다. 이는 곧 자아가 흔들릴 수 있으며, 특정 상황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의 나가 등장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진정한 를 찾는 것이 중요한가?:우리는 흔히 진짜 나를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고, 자기 계발을 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려 한다.
하지만 정재승은 오히려 고정된 진짜 나는 존재하지 않으며, 자아란 끊임없이 변하는 과정의 이름이라고 말한다.
오늘의 나는 어제와 다르고, 내일은 또 달라진다. 그 차이를 인정하고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변화하는 자아를 가짜로 여기지 말고, 그 변화 자체가 나의 일부임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우리는 더 안정된 자기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 이 관점은 우리가 자신을 지나치게 규정하고, 정체성에 집착하며 고통받는 이유에 대한 해답이 된다.
삶은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것이며, 자아는 찾는 것이 아니라 형성하는 것이다.
열두 발자국에서는 인간을 철학적으로 성찰하는 동시에, 뇌과학과 현대 심리학의 시선으로 새롭게 해석한다.
정재승은 인간이 단일한 자아를 가진 독립적 존재가 아니라, 연결되고 변화하며 구성되는 존재임을 밝힌다. 그리고 그 기반에는 공감, 자아의 분산성, 기억의 불완전성, 사회적 상호작용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궁극적으로 그는 인간이 기계와 구별되는 진짜 정체성은 감정, 공감, 연결, 변화에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원한다면, 자아를 고정된 실체로 여기기보다는, 유동적인 흐름으로 이해하고 타인과의 연결을 통해 계속해서 자신을 새롭게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